1. 즐거우셨슴까?재미나셨슴까?
열기로 가득찬 저녁이였다. 독자제현들은 지난 저녁에 그 잘난 경마시합을 잘들 구경하셨나? 만족들 하신가? 아마 모두들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원래 정치라는 게 그렇잖은가? 잘난 우리들이 이해하자구.
원수집안 망하게 하려면 원수집안 아들놈 경마시키라는 말이 있듯이, 경마라는 게 원체로 여간 재미가 있는 게 아니다.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총선, 대선이라고 몇 년에 한번씩 불어오는 선거시즌은 그 초장부터 피날레까지 여간 쏠쏠한 즐거움이 있는 게 아니다.
그 드라마틱함과 흥미진진함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저리가라고,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변화무쌍과 다종다양함은 프로농구 챔피온 결정전의 싸데기를 때릴 정도다. 이런 재미를 놔두고 휴일이랍시고 교외로 놀러가는 아그들은 참으로 가여운 아그들 되겠다.
준엄한 역사의 심판이자 국가의 장래를 결정한다는 국민총선거를 두고 ‘경마’운운하는 게 안 됐지만, 건전한 국민여가스포츠를 거듭나려고 노력한다는 한국마사회의 다짐을 두고 볼때, 총선을 경마에 비유하는 게 드리어 경마계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하는 걱정이 더 든다. 정치라는 게 원래 깔려서 먹을 건 많아도 추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지 않은가. 그래도 그 자리에 들어가겠다는 우아성치는 선량들을 보면, 정치라는 것은 확실히 묘한 것이다.
본 우원 원래 선거은 이벤트과 축제라고 생각하는 선거이벤트주의자(이런 말이 원래 있는지모르겠다만)이다. 그러나 선거가 지속적인 정치의 한 과정이다 보니 선거 그 자체가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건 아니다.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노무현의 정치이상이 모두 실현되는 것이 아니듯이 국민역시 총선에서 자기 지지당이 승리했다고 자기처지와 환경이 모두 바뀌는 건 아니다. 어차피 역사는 천천히 흘러가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공식적으로는 4월 15일 오후6시에 끝났다. 각종 판세분석과 후일담이 찌라시와 전파방송을 뒤덮겠지만, 향후 독자제위들의 정치변동과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에 즉각적인 시세파악 몇 말씀 뇌까릴까 한다.
2. 대략적 판세분석이다.
일단 대략 나온 결과를 쪼개볼 때 열린우리당의 대세확장과 한나라당의 선전을 들 수 있겠고, 새천년민주당의 몰락과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제도정치 입성이 크게 볼 것이다. 열우당이 우연이든 의도적인 간에 손쉽게 주었던 지갑이 결국 본래 주인인 국민의 마음을 다 돌려놓지 못한 건 진짜 ‘자업자득’이고 길게 봐서는 왜곡되지 않은 정치구도를 확인케 해준 ‘사실’ 되겠다.
이게 무슨 이야긴가 하면, 괜시리 정치적인 확증없이 지지했던 정당에 대해 추후에 배신감을 느낀다면 그건 도리어 더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되겠다. 현세는 흔히들 씨부려되는 실질적 보혁구도가 아니라(그런식의 구도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단순히 보수진영내에서 ‘중도보수와 수구보수’의 왜곡없는 자리매김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당 한국정치판의 정확한 판세 되겠는데, 그게 이번 총선으로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다.
민주당이 정통민주세력임을 자임했지만(그러면서도 호남바람을 기대한 건 표리부동이다.) 상대적인면에서 개혁세력인 열우당으로, 좀 더 새로운 냄새의 사람들로 인물교체가 이루어진 것이지 그 세력자체가 소멸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한나라당이 좀 더 수구화되고 전근대로 퇴행함으로써 한나라당 자신의 입지가 구체적이고 분명해 지는 역할도 병행하게 만들었다. 이제 열우당은 진보적인 사회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중도보수세력으로 자리 할 수 있는 숨통이 트였고, 한나라당은 자민련 못지않은 보수적 색채를 좀 더 분명히 함으로써 금번 선거의 지지자들을 요구를 강고히 해야 할 입장과 처지와 인적구성이 되어 버렸다.
3. 일단 열린우리당
열우당의 노선과 정책이야말로 국민들이 종잡을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진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들은 갈데없는 보수집단에, 한줌의 민주개혁세력+일부 철새들의 서식지로 보일거고, 자민련수준의 쳐진 수구들이 볼때는 빨갱이 집단,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또 이것이 사실인 것이, 갑작스런 사세확장에 미처 대비하지 못해 인적구성 측면에서 매우 불안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말았다. 즉 한나라당의 수십년동안 축적하고 반복되면서 이루어낸 계급적인 동일화가 열우당내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명명된 계파는 존재하지 않지만, 서로 이해불가한 내용을 가진 세력들이 서로의 공동목적으로 인해 단일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건 끝끝내 내부적 진통을 겪어야 할 내용이다. (우리 똘똘한 독자제위들은 성근씨나 시민씨가 흘린 듯 뇌까린 이야기에서 이미 알 수 있었을 거다.) 문제는 그런 내부적 진통이 전체적인 지지도의 여유가 있었으면 좀 더 긍정적으로 진행되었을텐데, 몇가지 섬세하지 못한 상황대체로 인해 된서리 맞고 그럴 여유를 상실한 것이다.
열우당은 최근 자체 여론조사에 대해, 최악의 경우를 계속 상정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론 금번 총선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자평으로 시작하겠지만, 자칫 자신들의 내홍을 이겨내지 못하면 노무현정권의 남은 4여년이 순탄치 못할 것이고, 다음 정권창출때 또 다시 민노당지지자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소리를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이번이 마지막 아닐까 싶다. (혹 다음 유세때는 유시민이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면 사표가 되니 진짜 보수정당 열우당을 지지해 주세요...’라고 해야 할 상황이 올 지도 모르지. 아마....)
4. 그리고 한나라당
육칠십년대의 왜곡된 성장기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지역(대구경북에게는, 그 본질적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그저 단순히, 최근 10여년의 세월을 패배와 소외의 계절이라고 생각하는 정서가 분명히 존재한다.)과 계층에게 매우 적극적으로 의지함으로 인해, 흔히 말하는 전국정당이니 전국민, 전계층을 아우르는 대중정당으로써의 입지는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수구꼴통이라고 불리우는 인물들이 한나라당의 중책을 맡고 나팔수 노릇을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한나당의 전체적인 중지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들의 주장과 이념에 철저히 충정하는 지지층에 기댈 수밖에 없는 노릇이 된 것이다.
물론 그러므로 인해 엷어진 지지층을 메우기 위해 좀더 정교한 이념논리와 정책개발이 필요하지만(조깟제식 막가파 논리만 가지고 덤벼들면 결국 자민련골이 날 것이고, 죽도 밥도 아닌 어리버리한 정치이념의 땟깔을 보이면 민주당 꼴난다.) 이걸 기존의 지도부 허접한 브레인에 기대거나, 좃쭝쭝의 황당무계한 지도지침만 기다린다면 자기분열을 면할 수 없다.
그러면 어쩐다? 선택의 기로는 도리어 간단하다. 박근혜씨에게 철저히 의존하면서 노무현정권의 발목에 계속 생채기를 내는 방법이 있고(이번 정권이 실패해야하고 그건 무조건 박통식 성장주의만이 살길이라는 3류 자본국가형 전법되겠다.), 아니면 박근혜를 팽(烹)하는 차원은 아니지만, 선거용으로 최선이였던 박근혜의 입지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좀 더 적극적인고 활발한 지도부로 역할교체를 함으로, 간판과 실체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되겠다. 이점 아마도 철저히 미공화당 방식이 벤치마킹될 터이리라 본다. (뭐 이게 골수까지 미국의존형 정당으로 전락하겠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입지와 능력으로 봐서 이것 이상은 요구하기가 곤란하겠다. 음음)
5. 드디어 진보정당
이제 적어도 잔민련(앗 실수다!), 아니 자민련 사람들에게 ‘의석없는 정당은 tv토론회에 부르지 마세요’같은 경우 없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되었다. ‘노동당’이란 당명을 걸고 이렇게 까지 서게 된 것은 참으로 당당할 밖에 없겠다. 이것은 이념이나 계층이나 연령을 떠나 한국사회의 발전됨에 대한 분명한 징표임으로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다.
그간 수없이 많은 일을 해온 정당이지만, 역시 제도정당으로서 역할과 범위는 그 차원이 다르다. 또한 막강한 찌라시언론들의 횡포는 이전 개혁색보수정당과는 그 차원을 달리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회프락치사건’이라는 희대의 지랄발광도 있던 나라다. 국회의원이라고 찌라시들이 겁먹을 줄 알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진보정당이 없던 겁을 먹으라는 이야긴 아니다. 더욱 당당하데 좀 더 조심해야 한다. 열우당의원들 보다 7.56배 더 일하고 한나라당의원들 45.89배 더 침착해야 한다. 한마디로 여의도 테레토비동산으로 노동하러 가는 노동당의원들은 앞으로 4,5년은 죽었다고 복창해야 한다.
또, 기왕에 선거혁명, 시민혁명을 통한 급진적 개혁을 이루겠다는 정당이라면 대중들에게 좀 더 독창적이고 신선하고, 그러면서도 세련된 정책과 행동수준을 보여주어야겠죠? 적어도 왜 파이를 키우는 것보다 파이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지를 명명백백하게 까발려여야 한다. (지금도 쵸코파이 운운하며 60년대 사고방식으로 호화생활을 누리는 자들이 지천에서 소화불량 방귀냄새를 풍긴다. 먼저 파이를 키우자고 해놓고 왜 만들어진 파이를 전부 지가 쳐먹는 지 뛰어다니면서 밝혀내라. 그런 복잡하고 교묘한 수작들을 밝혀내라고 원내로 들어간 것 아닌가 말이다.)
6. 그리고
새천년민주당이나 자민련에 대해선 미안하지만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아마도 나름의 분열과 집합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만 길게 이야기할 성질은 아닐 것 같다.
총선도 이렇게 끝났다. 모두들 즐겁게 즐겼는지 모르겠다. 울고 웃고 노래하고 분노하고 소리 지르고 조마조마하면 보낸 지난 몇주다. 아마도 이제부터 또 다른 총선을 시작된 것이다. 모두들 눈을 부릅뜨고 보자. 내가 던진 한표가 어디서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지.(이번에도 투표 안한 아그들이 있었다고 한다. 꼭 그런 것들이 세상살기 힘드네. 전세값 집값 많이 오르네, 병원비가 많네...어쩌구 하면서 불평이 많다. 뭐 해야할 지 모르겠으면, 투표래도 잘 할 것이지 꼭 이유도 모르고 당하고 산단 말이야. 쯧쯧)
Posted by 버디


